[6회] 강정특집 1탄_강정 평화의 길

2012년 03월 03일 14시 30분

<기자>

지난 24일. 제주도 국제평화대회가 국내 종교계와 국제평화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오늘의 소위 민주화 되었다는 이 시대의 정부가 도민들의 그런 오랜 고통과 상처를 외면하고 그러면서 또 한국의 현대 역사의 쓰라림과 그 아픔을 외면하고.“

약 3만 명의 양민이 희생된 제주 4.3사건의 불행한 역사를 강조하는 강우일 주교는 지금 강정 지키기 운동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제주도민 집집마다 다 쓰라린 한을 안고 삽니다. 육지 사람들은 몰라요. 저도 여기 오기 전엔 몰랐으니까. 그런데 과거에 그런 일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와서 군사기지를 짓겠다 하는 거는 극단적으로 과한 비유를 들면 예를 들어서 독일 사람들이 폴란드나 또는 이스라엘의 어디다가 자기네 기지를 짓겠다고 나서는 거나 마찬가지 일이라고 저는 표현이 좀 극단적인지 모르지만.”

먼 미래, 남의 나라와의 전쟁을 막겠다고 지금 내 나라 국민과의 전쟁을 벌여서는 안된다며 불교계 또한 강정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원]
“이 갈등과 고통의 멍에를 벗겨 줄 주체는 누구입니까. 그것은 주민도 활동가도 아니고 바로 정부입니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할 주체인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가 되어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지 홍 조계종 민족 공동체 추진 본부장]
“우리는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다가 파국으로 끝났던 사례들을 너무나 많이 지켜봤습니다. 그 파국의 상처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고 오랫동안 아물지 않아 우리 사이를 지치고 힘들게 만듭니다.”

[도 법 조계종 화쟁위원장]
“4.3 영령들의 염원 또는 주민들의 그런 염원 또는 21세기 시대정신들을 모아보면 결국 결론은 강정마을은 반드시 생명평화의 마을로 지켜지고 가꿔져야 되고 제주도는 생명평화의 섬으로 또한 지켜지고 가꿔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이번 평화대회는 13개국에서 국제평화활동가들이 참여해 하와이, 괌, 오키나와의 사례를 공유하고 제주해군기지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며 강정기지 철회를 주장했습니다. 평화는 힘이 아니라 평화로써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철조망과 팬스가 둘러쳐진 해안에서 구럼비를 지키기 위한 미사가 가까스로 이루어졌습니다.

[문정현 신부]
“강정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탄압 받고 이 나라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입니다. 몸의 어디가 아프면 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총동원해서 그 병을 낫게 합니다. 그런데 강정은 완전히 소외되었습니다.”

맨몸으로 만 5년을 버텨온 싸움. 강정 주민들은 지금도 매일 밤 8시 어김없이 희망의 촛불을 듭니다.

[고영진 강정마을 주민]
“시인도 아니고 그냥 농사짓고 집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농부입니다. 제목은 ‘구럼비’입니다.”

@ 시낭송

내 어릴 적 내 누이가 더럭 바위 김 긁어다가
차롱에 걸려 김짱 만들어 저녁 밥상에 올려주던
구럼비 더럭바위 돌김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내 누이 추운 손 호호 불며 긁어 모아 만들어준 구럼비 돌김은
추운 겨울날이면 생각난다
가난 때문에 일본으로 시집 간
내 누이가 보고 싶어진다
보고 싶은 구럼비야.
보고 싶은 내 누이야
너를 위해 하고픈 일 많은데 내 손길이 닿지가 않으니
이 슬픔 어찌할꼬
살아만 있어다오
구럼비야 내 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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